하이퍼서사 <경계 밖의 요리사>

상인실격

mynote03469 2025. 11. 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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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은 새벽. 단출한 자취방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내 동공 안으로 들어왔다.
무릇 상인의 아침은 직장인의 아침보다 훨씬 이르고, 그 상인이 음식 장사를 하는 녀석이라면 기상 시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눈을 감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상인으로서 실격이다.
며칠 전이었으면 말이다.

철거명령이 내려진 세종시장의 활기는 뿌리째 뽑혔다 다시 심어진 묘목마냥 맥을 못 췄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던 김 씨 아저씨도, 매일 아침 손님이랑 쉴 새 없이 수다 떨던 이 씨 아주머니도, 진상 손님이랑 수없이 싸워대던 박 씨 할머니도 모두 체념하고 의기소침했다.
태풍이랑 싸우는 바보는 없다는 듯이, 지진을 이겨내려는 멍청이는 진작 죽었다는 듯이.

 


세수라도 하고 싶어 낡은 세면대 앞에 섰지만, 이 낡은 빌라는 수도를 틀면 그대로 아랫집에 소음을 유발하기에 이 늦은 시간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멍하니 내 모습을 바라봤다.

난 뭘 하고 싶은걸까?
세종시에 정착한 지 벌써 몇 년은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냉정하게 세종시장상인들과의 관계도 그다지 원만하다고 볼 수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여전히 나를 외부인 취급할 뿐이지.

난 이런 마을에 계속 살고 싶은 걸까?
난 그들과 같은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걸까?

비생산적인 고민만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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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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