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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장소로 향하던 중이었다. 경비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목소리는 웃음기가 가득 섞여 있었다.
“아줌마, 그냥 헛수고라니까요? 며칠 째 뭐하는 짓인지... 지금이라도 곱게 돌아가세요.”
나는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대답했다.
“저 잘못한 거 없어요.”
그는 코웃음을 치며 제안을 늘어놓았다.
“ 의미 없는 짓만 하고 있잖아요.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구인구직 알아보든가. 시청 공무원 아는 사람 있으니 구인 상담 도와줄까요? 아니면 출입국 신청 도와줄까요?”
그 조롱섞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안에서 분노가 끓었지만 나는 그만큼 피켓을 더 단단히 잡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골목 저편에서, 셔터가 닫혀 있던 오래된 점포 앞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앞 진열대를 정리하던 도구를 내려놓고 내 옆으로 왔고, 그 옆의 찌개집 주인은 낡은 문을 닫다 말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한 명씩, 그리고 또 한 명씩. 말은 없었지만,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분명했다.
직접 자신들의 시장을 지키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들은 직접 만든듯한 피켓대를 들어올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벅차올랐고 같이 피켓을 높이 들었다.
그 날, 시장 앞 좁은 골목에선 함성 대신, 무언의 연대가 자랐다. 비웃음과 조롱을 마주하던 나를, 이들이 함께 막아주었다.
이제 더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스토리텔러: 성채현)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성채현에게 있습니다. (ⓒ 성채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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