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서사 <경계 밖의 요리사>

오탈자 피켓

mynote03469 2025. 11. 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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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 앞 광장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웅장하고 현대적인 유리 건물이 차가운 아침 햇살을 반사했다.
출근 중인 수많은 세종 시민이 희안한 것을 보듯 곁눈질로 나와 피켓을 훑어보면서 지나갔다.


피켓의 문구는 단순했지만, 그 무게는 무거웠다.
외로운 그림자가 아스팔트 위에 길게 드리워졌다.
그럼에도 나는 피켓을 들고 꼿꼿이 섰다.

사람들의 시선은 다양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이었다.
무모함, 어리석음, 관심 없음 등.
그럼에도 나는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여기가 지금 내가 있을 자리였기에.

바람은 매섭고 주변으로부터의 시선은 분명 무서웠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 낡은 자취방에서 혼자 고민할 때보다 마음이 편안했다.
이내 시청 경비원이 한 명 나타나 귀찮다는 듯이 나를 대했다.

"아줌마, 여기는 시위 허가 장소가 아니에요. 경찰 부르기 전에 빨리 가세요."

"주변 행인들 방해하지도 않았고, 시청은 금지 장소 아니잖아요. 애초에 1인 시위는 법률에 해당 사항 없어요."

내 단호한 응수에 경비원은 침묵하다 누군가와 무전을 했다.

"그, 암튼 계속 그러고 있어봤자 아줌마만 손해에요. 적당히 들어가세요."

경비원은 곁눈질로 나를 보다가 헛기침하며 이내 본인 경비소로 돌아갔다.
피켓을 높게 들고 소리쳤다. 길을 걷는 수많은 행인이 나를 쳐다봤지만 해가 질수록 사람들의 관심은 옅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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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남훈)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김남훈에게 있습니다. (ⓒ 김남훈,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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