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서사 <경계 밖의 요리사>

마음의 심지

mynote03469 2025. 11. 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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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시작된 지 나흘째다. 시위 장소로 향하던 나는 머릿속에서 그 말이 떠올랐다.

 

이곳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나는 솔직히 이렇게까지 이 시장을 지키고 싶을 줄은 몰랐다.

처음부터 이 시장은 새종특별시가 설계하고 치밀하게 통제해 만든 공간이었다.

분식 코너엔 분식집들만, 백반 코너엔 찌개집들만. 철물점, 고물상, 도장가게, 모든 것은 마치 조미료 통 속 향신료처럼 정해진 자리에 갇혀 있었다. 새로운 음식집이 생기는 일은 없었고, 철물점이 사라지는 일도 없었다.

 

이 시장은 변화를 허락하지 않았다.

 

누군가 설계한 기계의 부품 같은 집합 속에서 사람은 없었다.

있는 것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일 뿐이었다.

내 가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곳은 내가 간절히 원해서 생긴 가게였지만 동시에 이 도시에서는 아니었다.

누군가 필요하다고 여겨졌기에 존재했던 장소였다.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었다. 과거에도 그렇게 되었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규격만 조금 커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도시가, 이 세종전통시장이, 원래부터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렇기에 지금 누군가는 이 구조를 끝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그 누군가가 되기로 했다.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나도 이 시장의 일부야. 포기하면 정말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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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성채현)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성채현에게 있습니다. (ⓒ 성채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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